2010년 3월 21일 일요일

iPhone, 그리고 HMS Dreadnaught

1905년, 영국 해군 조선소에서는 지금까지의 전함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배가 건조 되었다.

 


배의 이름은 HMS Dreadnaught. 두려울 것이 없다는 뜻으로 당시 세계 최강 해군국가이자 해양국가였던 영국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신개념의 전함이었다.

 

표준형 전함의 시대

드레드노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표준형 전함이라 불리고, 후에 드레드노트가 등장하고 나서는 '프리-드레드노트'형 전함이라 불리는 전함들이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고 있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전함의 앞 뒤에 대구경의 주포를 배치하고, 양 현으로 그보다 작은 다양한 구경의 부포들을 배치하였다. 이는 주포로 적의 '주력함'과 교전하고 작은 구경의 포는 적의 순양함이나 구축함, 어뢰정들과 교전하기 위해서 장착 되었다.

 

 

프리드레드노트형의 최종 완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해군의 '미카사'.

 

이런 해전 사상을 바탕으로 영국 빅커스 조선소에서 건조된 미카사는 러시아를 견제하기위해 맺어진 '영-일 동맹' 덕분에 일본에게 판매된, 당시 영국 해군 주력함인 '마제스틱'급 전함보다 강력하고 체급이 큰 최신형 전함이었다. 당시 영국 의회는 영국 해군도 보유하지 못했던 이런 전함을 동맹국이라고는 하지만 일본에게 판매하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두고 논란이 일기까지 했으며, 그 결과는 일본 연합함대의 기함이 되어, 러시아의 극동함대를 여순항에 봉쇄하고 발틱함대를 대한해협에서 격파, 러일 전쟁의 승기를 붙잡고, 일제가 한반도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드레드노트

 

왜? 어째서 영국은 자국이 보유한 전함보다 더욱 강력한 전함을 일본에게 팔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영국해군은 당시 현존하던 해군력의 패러다임을 뒤엎어버릴 수 있는 무기를 구상 중이었고, 그 구상은 바로 저 미카사가 선두에 서서 승리로 이끈 '쓰시마 해전'으로 증명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주력함끼리의 전투라면 오직 대구경 포만이 적의 주력함에 타격을 줄 수 있고, 그렇다면 오직 주포급의 대구경 포(big-gun)를 많이 장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는 실제로 쓰시마 해전에서 러-일의 주력함들이 10킬로미터 이상에서부터 교전을 시작했고, 그 거리에서 교전이 가능한 것은 오로지 주포뿐이었다는 사실로 증명되었다.

 

그러면? 전부 대구경 포를 장비하는 배, All Big-gun Ship을 만들면 되지않을까?

 

 

요렇게.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HMS 드레드노트. 강력한 대구경포를 10문이나 장착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전함보다 거대하고, 또 증기 터빈을 장착해서 속도도 다른 전함 클래스를 압도한 강력한 전함이었다.

 

특히 영국이 만들고 실천에 옮긴 해전 독트린은 전세계의 다른 모든 국가를 압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 드레드노트의 등장은 100년 넘게 이어져온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과 그 힘의 원천이 된 영국해군의 몰락을 가져오게 된다.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등장으로 이전까지 주력함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프리-드레드노트급 전함들은 그야말로 전력으로서의 가치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다. 같은 거리에서 드레드노트급이 훨씬더 강력한 타격을 입힐 수 있었고, 프리드레드노트급 전함들은 주력함에서 순식간에 보조함으로 그 지위가 격하되게 되었다. 이는 미사일의 시대가 열리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드레드노트'의 그림자가 바다에서 사라지게 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위vs2위

 

문제는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가졌던 영국은 당시 2위 해군국가와 3위 해군국가가 가진 전력보다 많은 전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가장 많은 '프리드레드노트급 전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동의어였다. 그 말은, 자신들이 만든 '미래형 전함'이 자신들의 군사적 우위를 단박에 제거해 버린 것이다. 어차피 드레드노트급만이 전력이 된다면, 영국도 이제 막 건조하기 시작했고, 같은 논리로 다른 국가들도 똑같이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 결과가 1차세계대전이었고, 독일제국이 만든 대해함대와의 전투에서 영국이 자랑하는 '그랜드 플릿'은 판정패를 당하고 만다.

 

결국 '전략적 승리'로 전쟁은 이겼지만, 대영제국을 유지하던 강력한 해군력이 도전 받고, 결국 2차대전에는 3위 해군국가였던 일본에게 서전에서 완패 당하고 만다.

 

 

이게 아이폰이랑 무슨 상관인데?

그러게, 이런 관심도 없는 배들 이야기가 무슨 아이폰과 상관 있을까?

 

그건 바로 애플의 아이폰이 이동통신계의 '드레드노트'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영국처럼 이동통신 산업의 1인자가 아니었으나, 아이폰이 몰고온 충격은 그에 맞먹는 정도다. 그 이전까지 '풀터치 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나 이동통신 사업자나 단말기 제조사의 반응은 '안 먹힌다'였다.

 

그러나 아이폰이 등장하고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자, 너도나도 풀터치가 가능한 물건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기존에 있던 '스마트폰'들은 블랙베리를 제외하고 순식간에 가치가 사라져버렸고, 결국 애플이 휴대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기존의 메이커들은 대적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해버린 애플이지만, 자신들이 '뚫어놓은' 풀터치 스마트폰의 시장에 구글이라는 강력한 '제로베이스 스타터'의 등장을 불러오게 된 것이다. 결과야 영국과 같은 길을 갈지, 아니면 다르게 끝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그런 '풀터치 (스마트)폰이 성공한다!'라는 시각은 한국에서 두드러졌다. 아이폰이 나오자마자 우리도 만들 수 있다!!라며 국내 업계는 빛의 속도로 터치 폰을 양산했다(14일 주겠소, 터치 화면 만드시오).

 

그래서 오히려 전세계가 아닌 한국 시장에서는 터치폰은 굳이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넘쳐 났다. 햅틱, 아몰레드, 옴니아 등등. 삼성이 터치 시장을 완벽히 장악한듯 보였으나.. 결국은 아이폰이 들어서자 기존의 '자칭' 스마트 풀터치폰들은 순식간에 '공짜폰'이 되었다.

 

2009년, 한국에서는 '감압식이 아닌 정전식 터치 방식의 고성능 스마트폰'이 캐쉬카우가 되었다. 마치 '드레드노트'가 해군력의 표준이 되었듯이.

 

이제 국내 휴대폰 업계도 아이폰 때문에 '0'에서부터 시작해야할 처지가 되었으며, 이는 누구나 1등을 넘볼 수 있는 환경이 형성 됐다고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통신업계는 '드레드노트를 개발한 영국'이 아니라 '독일이 드레드노트를 먼저 개발한 영국'의 꼴이 되어버렸다는 차이가 있을뿐. 1위를 넘볼게 아니라 1위를 지켜야 하는데 손에 쥔 카드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는 거지.

 

 

2010년 3월 7일 일요일

거지 같은 기사

한국군에도 모사드 뺨치는 특수부대 있다.

 

거지 같은 기사다.

 

일단 정보기관인 모사드와 실행부대인 특전사를 비교했다는 '공산주의의 반대말은 민주주의' 같은 오류는 집어치우더라도

 

굳이 최근 두바이 암살 사건으로 안 좋은 이미지를 더하고 있는 모사드에 갖다 붙일 이유가 있나?

 

거지 같은 기사에 걸맞게 거지 같은 리플도 죽여준다.

 

'~~님 한국은 분단국가입니다'라는 개소리부터, '한국군 특수부대는 정신력이 세계 최고!'라는 무슨 대일본제국육군 같은 딸딸이나 치고 있으니..

 

역시 한국군은 여러모로 민폐다-ㅅ- 안 팎으로;

2010년 3월 1일 월요일

실패한 리더십. 이대길 리더십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 '추노'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안 보시길 권합니다.

 

 

 

 

 

 

 

 

 

 

 

 

 

 

 

 

 

 

 

 

 

 

 

 

드라마 추노의 이대길. 드라마 전개 전반에 걸쳐 그의 날카로운 리더십은 일종의 사업체인 '추노질'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이대길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경쟁상대인 천지호 패거리에 비해 수주부터 시작해서, 사업 퍼포먼스에 있어서도, 수익에 있어서도 평판에 있어서도 월등하게 앞서 나가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러나, 드라마를 후반부에 들어서서는 그 사업도 한순간에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계약 이행에 실패하고, 무리한 사업 수주로 인해 정부의 제재를 받고, 귀중한 자산을 잃어서 더 이상 효율적이고 수익율 높은 사업을 추구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어찌하여 이리 되었을까?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제약, 사업 내역에 있어서의 부족한 정보, 경쟁 업체의 무분별하고 공격적인 성향 등등. 하지만 파국을 불러일으킨 가장 큰 원인은 리더인 이대길에게 있었다.

 

Communication, Sharing, and Trust의 부재

이대길의 리더십에 있어서 가장 부족한건 바로 '공유'였다. 전반적인 사업 진행에 있어서 투명하지 못한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를 가졌고, 이는 대외적으로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더욱 심하게 비밀주의를 유지했다. 그 결과, 그 최후의 사업에서는 끝까지 구체적인 진행 사항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또 회사 내의 충고와 상담에도 응하지 않는 독단적인 리더십을 고집한 끝에, 귀중한 기업의 자산들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정부 기관의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이는 한국식 기업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더십 오용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소규모 기업에서부터 대기업까지 한국에서는 오너의 의견이 강하게 사업 곳곳에 반영되고 있으며, '위임, Empowerment'의 절대적 부족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유구한 전통에서 반영되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실증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컨설팅에 대한 신뢰를 보이지 않고, 외부 업체를 활용함에 있어서 단순 노동 결과만을 취하려는 행태는 자신과 파트너의 사업에 장애물이 될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적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아닌, 자본과 정보의 양극화 현상만 가중시키는 악질적인 병폐이다.

 

1)자신만이 옳다는 독단, 그리고 2)구성원과의 적절한 소통 방법의 부재, 마지막으로 3)구성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독선. 이것이 바로 이대길이 자신의 리더십이 실패를 맞이하고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원인이다. 여기에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개인적인 성향이 위 세가지의 결함과 결합되어 사업 전반적으로 파국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믿음으로 이루어진 조직 문화가 꽃피길 꿈꾸며

사가 노를 믿지 못하고, 노가 사를 따르지 못하는게 우리네 기업문화가 되어버렸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다. 리더는 리더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니 어찌, 믿고 따르라 하며 의무를 강요하리라? 리더가 리딩하는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보이고 믿음을 나눠줘야 "be leaded"하는 의무를 강요할 수 있는 것이다.

 

월급을 제때 주는게 결코 '잘하는 일'이 아니라, 그건 고용인이 정시 출근 하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의무이다. 그걸로 생색내는 기업 문화가 이 땅에 팽배해 있음이 이대길의 몰락에서 우리는 엿볼 수 있는 것이다.

2010년 2월 16일 화요일

야빠들이 iPad를 사야만 하는 이유

 

 

야빠들이 iPad을 사야만 하는 이유.

 

문제는 국내 프로야구빠들에겐 해당사항이 없고 MLB빠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슬픈 전설이;ㅅ;

 

MLB의 가장 무서운 점은 저 엄청난 데이터와 그 분석 방법 때문인 것 같다.

 

돈이 들어가면 돈되는 결과가 나오는 자본주의 미국.

국산 제품은 AS가 외산보다 좋다! 왜?

 

  아이폰 관련 떡밥 중에 'AS가 개뜩같다'라는 이유가 가장 크게 사람들에게 어필 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내 아이폰을 보고 회사 사람들이 하는 소리 중 가장 많은게 'AS 안된다며?', '고장나봐야 정신차리지 ㅉㅉㅉ' 등이다.

  AS가 되든 안되든 차치하고, 참 서글픈게 우리 사회가 점점 '약자'에 대한 배려는 커녕 '동지'내지는 같은 처지에 있는 인간에 대한 배려도 없어져간다는 거다.

  시도 때도 없이 24시간 내내 지속 되는 AS가 가능한 이유는 비정규직이 많거나 정규직을 쥐어짜기 때문이다.

  386들이 잘나가던 시절에는 '인텔리' 계층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또는 간섭과 참견)가 있던 때이고 그게 가능한 시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이 적극적인 사회 참여가 가능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고민은 업는 것 같다. 근대 산업사회에서 있었던 일자리를 둘러싼 투쟁은 정규직들이 비정규직이 싼 임금으로 자신의 자리를 뺏을 것 같은 두려움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싸움에서 말단인 노동자들이 겪은 고민이었고, 이는 근래에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두려움으로도 표현될 수도 있을거다.

  아무튼 이게 바뀌어서 이제는 직종, 업종을 경계를 두지 않고 비정규직, 정규직이 총력전을 한다고 할까, 자기가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관계 없이 자신이 '구매'한 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을 때는 상대방이 어떤 처지에 있던지 간에 공격의 대상이고 타도의 대상이다. 그 뒤에 있는 거대 자본이 해당 개체로 하여금 그러한 행동을 하게 하는 배후 세력이라는 게 그 이유일까?

  이글루스 같이 '(자칭)빨갱이'들이 그득한 곳에서도 어느어느 회사 서비스 센터 직원을 발살 내주었다, 어디 음식점 서비스가 개뜩 같아서 내가 깐다. 등등의 무용담들이 올라오고 그에 호응하는 리플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2000년대까지 '촌티'나는 학생운동 한답시고 하던 무리들 중에 저런 짓 안해본 이 있을까? 오히려 '소비자의 권리' 운운하며 적극적으로 권장했던 듯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향유하는 다양한 서비스들-24시간 편의점/패스트푸드점/할인마트, 익일 배송/당일 배송 등의 물류 서비스, 휴일/저녁 등등 통신 관련한 AS, etc, etc..

  소비자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자본에게 요구하고 자본이 수익을 위해 만들어놓은 환경. 결국 자본의 해악이 아닌 소비자 자신이 '취직'을 할 때 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 88만원은 88만원으로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국산 제품은 AS가 탁월하다.' 일견 좋은 말 같지만 엄청 씁쓸한 이야기다.


  누차 말하지만 월월화수목금금은 대일본제국의 자랑인 로서아부터 영미귀축까지 발라주신 해군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장병들의 자랑스런 모습'을 홍보하기 위해서 의미를 변형시킨 말이다.

 

 

iPad으로 생각해본 인류의 미래

iPad에 대한 기대와 흠잡기로 가득한 요즘 세상. 정말 불쌍한게 IT 트렌드 세터인 척하는 미디어들 대부분이 소프트웨어나 웹서비스에는 별 관심이 없고(그 트렌드를 못 읽는 거겠지), 하드웨어가 나와야,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아직 오지 않는다 그 시대!' 이지랄들이라는 거지.

저래놓고 전문가, 전문지, 전문기자라는 직함으로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으니 그들을 읽는 독자들, 즉 네티즌의 수준이라는 것도 참 거기서 거기인가 보다.

iPad가 iPhone에서 나온게 아니라 오히려 iPhone이 iPad에서 나온 물건이라.. 그래서 그런지 키노트에서 스티브 잡스는 '수 년 전부터~' 해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볼 때는 헷갈렸었는데, 그 궁금증이 이제사 풀리게 되었다.

아무튼, 아이폰이든 아이패드이든,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스마트한 물건보다 매뉴얼과 크게 씨름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만큼 그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애플의 기술력에 일임하면 되는 것이다.

어느 총기용 광학기구 광고에서 나온 문구 처럼,

We've done the science, you pull the trigger.

Apple do the science, you use those goods and pay us.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그런 연유로 빅히트(촌스러운 표현이다)를 치고 있는 애플 제품이 드디어 윈도우와 PC의 세상인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그래서, 허황된 상상일 순 있겠지만, 점점 전자제품이나 기계제품의 작동 원리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제품을 제작하는데 정밀한 환경이 필요한 시대가 오면, 어떻게 될까?

일단 디지털 시대가 된 이 마당에 처음 맞닥드린 부작용이 바로 '디지털 암흑시대'인듯 하다. 자세한건 링크된 위키피디아를 보면 되겠지만, 요는 디지털 매체의 발전이 가속화 됨에 따라, 초창기 매체에 기록된 디지털 자료를 읽어 올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을 보면 베타 비디오를 플레이 하기 위해 박물관에 가는 에피소드처럼, 이제는 웬만해서는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된 자료를 읽을 장치가 없어지고 있다는 거다. 끊임없는 백업이 필요한데, 현대 사회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엄청나게 많은 자료가 생산되고 방치 되어져가는 바람에 먼지 쌓인 책상 구석에 있는 '야사'나 '야설'이 든 플로피 디스크는 CD나 DVD, 아니면 HDD에 옮겨질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거다.

이야기가 좀 벗어 났는데, 위키피디아에서 예로 든 걸로는 화성탐사선 바이킹이 1976년에 화성에서 수집하여 기록한 자기 테이프를 이제는 읽을 수 없었던 사례를 들고 있다. 알수없는 프로그램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그 프로그래머가 사망하고(!), 나사를 떠나서 해석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스페이스 카우보이가 생각나네).

사실 이건 '아직'까지 수준 높은 기술적 문제이고, 일상생활에서는 와닿지 않는 이야기다. 그건 놀라운 기술들이 상용화 되지만, 여전히 그런 기술들이 '인지적'이고 '즉응적'이지 않다는, 기술의 불완전함이 인간성이 기술에 먹히는 걸 막아주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완전히 완성된 궁극적인 기술이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 유명한 보드게임인 '워해머 40,000'에 보면 인간제국이 겪었던 시대가 하나 나온다. 바로 '기술의 암흑시대'이다.

이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기술과 문명이 쇠퇴한 시기가 아닌, 기술이 너무나 발전한 시대라고 한다. 기술이 인간의 모든 것을 해결해준 시대이며, 그 기술력자체가 워낙 뛰어났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그 게임 세계관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저 시대의 기술을 발굴해내는 게 오히려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설정이다.

i...로 대변되는 기술이 저런 세상을 불러오지 않을까? 좀더 먼 미래에 말이다. 더이상 기계 내부에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그런 때가 오지 않을까?

복잡한 전용의 입력기구가 필요 없이 손가락만으로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컨셉. 인간이 스스로 편해지기 위해 만드는 기술력의 끝은 어디이며, 과연 인간은 언제나 그 기술의 위에 서 있을 수 있을까?

19세기초의 미국은 기술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고 한다. 전신은 뭐고, 기선은 어떤 것이며, 기차는 무슨 원리로 움직일 수 있는가? 거대한 전자/전기/기계 기술은 그전까지 자급자족하던 인간 생활을 송두리째 바꾸면서 그에 대한 공포를 심어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21세기의 지금은 기술에 대한 공포를 가지는 이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나 자신도 기술의 발전에 공포심은 커녕 언제나 긍정적으로 대해 왔다.

테크놀러지가 하이er하면 하이er 할수록, 오히려 그게 '기술'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한다.



요즘 자주 보는 한마디가 생각난다.


"인간은 사일런을 만들었다."

윈도우 7 폰

 

 

놀랍다. 멋있다. (사람들의)기대도 크다.

 

 

 

 

 

 

 

 

 

 

 

 

 

 

 

 

 

 

 

 

 

 

 

 

 

 

 

 

그런데 고작 아이폰 킬러라니... 최고의 Creative와 Capital을 동원한 결과가 저렇구나....